4. 내가 좋아한 캔모어
나는 캐나다 캔모어를 좋아했다. 지금도 좋아한다. 자연에서 사는 기분이 도시에서 사는 것만큼 짜릿할 수 있다는 생각을 이전에는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캔모어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촌동네였다. 지금은 이것저것 많이도 생겼다고 하던데, 사년 전 워홀 신생아 출사표를 던질 때만 해도, 나름 야심차게 정착지로 정한 캔모어 버스터미널에 내린 순간 뭔가 잘못됐지 싶었다. 후회가 밀물처럼 밀려왔다. 웅장한 산에 둘러싸인 이곳의 아름다움이 이제 정말 혼자라는 외로움에 묻혀버려서 였을까. 산이 주는 고립감이 생각보다 커서 였을까. 물 하나 사러 편의점에 가기 위해 9월 진눈깨비를 뚫고 어두컴컴한 길을 걸어야 하는 수고가 썩 달갑지 않았던걸까. 9월에 눈바람을 맞아야 한다는 사실도 적잖은 충격이였다. 나는 자신이 없었다..
유목민 라이프도 괜찮았어
2020. 12. 4. 21:51